Publicado em 5 de abril de 2023
동네 한 바퀴 (토요일 밤 19시 10분 KBS 1TV)
“코레아누, 드넓은 세상을 날다_브라질 1부” (2023년 2월 25일 방송)
▶ 지구반대편 브라질에 오다 & 상파울루 전망대
꼬박 만 하루가 넘는 긴긴 비행 끝에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 도착했다. 올해는 브라질 한인 이민 60주년이 되는 해. 동네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는 동네 한 바퀴가 남미 대륙 브라질에 온 이유다.
60년 전, 배를 타고 두 달간의 긴 항해 끝에 이 낯선 타국에 도착한 한인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지난 60년 세월, 이역만리 브라질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도전했을까? 상파울루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올라, 브라질 동네 한 바퀴의 여정을 시작한다
▶ 브라질의 한인타운 ‘봉헤치로’
브라질 상파울루엔 코리아타운 ‘봉헤치로’가 있다. 봉헤치로는 브라질 여성 의류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브라질 의류산업의 중심지로 꼽힌다. 한국으로 치면 동대문과도 같은 봉헤치로 거리의 즐비한 의류가게들 중 70~80% 정도가 한인 가게다.
지난 2010년 상파울루 주의회에 의해 공식적으로 한인타운으로 지정된 봉헤치로. 지난해엔 한인 이민 60주년을 앞두고 거리 이정표에 공식적으로 ‘COREIA’를 넣었다. LUZ 역에서 봉헤치로 거리로 이어지는 길목에선 자랑스러운 한글 표지판이 맞아준다. 한글 표지판 옆에는 한국과 브라질의 돈독한 우정을 기원하는 ‘우리’라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브라질 사회에 당당하게 자리 잡은 한국의 위상을 느껴본다.
▶ 브라질 여성의류 시장을 장악하다_한인 의류가게 & 원단가게
수많은 옷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상파울루 봉헤치로 거리. 길을 걷다 보면 이만기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하는 한인들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 화려한 색감의 여성 의류들이 진열되어 있는 한 옷가게 앞에서 또 다른 한인 사장을 만난다. 봉헤치로에서 의류 가게와 원단 가게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는 채상범, 조영인 씨 부부. 각각 1965년과 1966년, 10대 시절에 부모님을 따라 배를 타고 이민을 온 1.5세대다.
처음 브라질에 와서 빠라나 주 농장에 정착했지만, 군인 출신인 아버지와 가정주부였던 어머니는 농사일에 적응하지 못했고 결국 2년 만에 상파울루로 이주했다. 어머니의 삯바느질로 생계를 잇다가 보따리 행상인 벤데를 거쳐, 어엿한 가게를 갖게 되기까지는 밤낮없이 일하는 한국인 특유의 근면이 가장 큰 비결이었단다.
이민 1세대인 부모님은 이제 고인이 되고, 1.5세대인 채상범 씨 부부는 부모님의 일을 이어 제품을 하다가, 2세대인 아들, 며느리와 함께 원단 제작과 판매까지 겸하고 있다. 시행착오가 없진 않았지만 50년 가까운 세월 의류업에 몸담으며 쌓아온 채상범 씨 부부의 경영 노하우에, 브라질의 유행과 스타일을 연구해 그에 맞는 디자인으로 발빠르게 승부하는 자녀 세대의 젊은 감각이 보태져, 코로나19로 인한 불경기 속에서도 사업은 순항 중이다.
▶ 사랑과 정열의 춤, 브라질 삼바
브라질을 대표하는 전통춤 ’삼바‘. 한국의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태권도를 배우듯, 브라질은 ’삼바 학교‘가 있어 남자, 여자 구분 없이 어릴 적부터 삼바를 배운다. 브라질의 2월은 삼바 축제의 계절! 지구촌 최대 축제라 불리는 카니발 행사와 삼바 경연대회를 위해 상파울루 곳곳에서 삼바 안무단의 연습 열기가 뜨겁다.
이만기도 상파울루 외곽에 위치한 한 삼바 학교를 방문해 본다. 열정적인 안무로 이만기를 반겨준 삼바 무용수들이 공연 중 갑자기 ’만세‘를 외치는데, 알고 보니 10년 전 한인 이민 50주년이 되던 해, ’한국‘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삼바 안무를 만들어 경연대회에 참가했었단다. 한국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 삼바 안무단과 함께 이만기도 서투른 몸짓으로 브라질 문화의 정수 삼바를 잠시 추어본다.
▶ 한인 청년의 도전_핫도그로 브라질 젊은 입맛을 사로잡다
봉헤치로 거리를 걷는데 한 가게 앞에서 브라질 젊은이들이 핫도그를 먹고 있다. 알고 보니 그 가게는 한인 청년의 핫도그 가게. 5년 전 핫도그 가게를 시작한 최윤재 씨는 2001년 14살 때 부모님을 따라 이민 온 이민 1.5세대다. 브라질 이민 후, 어머니가 한국인 대상으로 핫도그와 튀김 등을 파는 작은 분식집을 운영하셨고, 학창 시절 어머니의 가게 일을 돕던 윤재 씨는 막연히 나중에 브라질 사람들을 대상으로 팔아보겠단 생각을 했었단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다 휴학 후, 푸드트럭으로 상파울루 시내를 돌며 본격적으로 핫도그 장사를 시작했다. 한국과는 달리 단짠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브라질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핫도그 반죽 배합을 새롭게 바꾸고 브라질 사람들이 좋아하는 옥수수, 감자, 베이컨들을 붙여 ’킹 도깨비‘란 이름의 핫도그를 개발했다. 핫도그가 없던 브라질에서 윤재 씨의 핫도그는 히트를 쳤고 현재 브라질 손님과 한국 손님 비율이 8:2일 정도로 브라질 현지인들 입맛 공략에 성공했다. 의류업 일색인 봉헤치로에서 한국적인 간식 아이템으로 승부를 건 한인 청년의 도전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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